동창회나 동호회, 친목 계모임에서는 한 사람이 총무를 맡아 회비를 걷고 지출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비 통장 명의가 총무 개인 명의로 되어 있는 일도 흔한데, 어느 날 잔액이 장부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회원들은 횡령죄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 문서는 모임 돈의 주인을 누구로 보는지, 총무의 지출이 어디서부터 문제 되는지, 회원과 총무가 각각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차례로 설명합니다.
회비는 총무 개인의 돈이 아닙니다
회원들이 낸 회비는 모임 활동을 위해 모은 돈입니다. 모임이 회칙과 대표를 갖춘 단체인지, 몇 사람이 뜻을 모은 느슨한 관계인지에 따라 법적으로 그 돈을 누구 소유로 구성하는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총무 한 사람의 재산이 아니라는 점은 같습니다. 총무는 회원들의 위임을 받아 그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므로, 모임 돈은 총무 입장에서 남의 재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통장이 총무 명의라는 사정도 이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명의는 편의상 빌린 것이고, 그 통장에 들어온 돈이 회비라는 사실은 입금자 이름과 회원 명단, 납부 공지로 확인됩니다. 오히려 개인 명의 통장에 회비와 총무 개인 돈이 섞여 있으면 어느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가리기 어려워져 다툼이 길어지기 쉽습니다. 처음부터 회비 전용 통장을 따로 두는 것이 양쪽 모두를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어떤 지출이 문제가 되나
총무가 회비를 행사비, 경조사비, 공동 구매 대금처럼 모임이 정한 용도로 썼다면 문제 될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용도 밖의 지출입니다. 개인 카드 대금을 회비 통장에서 결제했거나, 회비를 개인 투자에 넣었다가 손실을 본 경우처럼 모임의 동의 없이 자기 일에 쓴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 여부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회의에서 정식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관행처럼 써 온 지출, 총무가 먼저 자기 돈으로 낸 행사비를 나중에 회비로 메운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지출은 당시 회원들이 알고 있었는지, 정산 내역을 공개했는지가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썼다'는 사실보다 '모임이 허락한 범위 안이었는가'가 핵심 질문이 됩니다.
계모임은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계주가 계원들에게서 걷은 곗돈은 그 회차에 돈을 받기로 한 계원에게 넘겨줄 때까지 맡아 두는 돈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순번자에게 주지 않고 다른 데 쓰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계가 중간에 깨져 계원들 사이에 정산이 진행 중이라면, 남은 돈의 성격과 각자 받을 몫이 먼저 정리되어야 합니다. 이때는 회차별 납입 장부와 수령자 명단이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총무 일을 여러 해 계속 맡아 왔다면 일반 횡령이 아니라 업무상 횡령으로 검토될 여지도 있습니다. 법원은 업무를 직업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계속해서 맡아 온 일을 넓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법정형이 달라지므로, 총무를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맡았는지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조문별 형은 처벌 기준을 정리한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원 쪽에서 확인할 회계 기록
잔액이 맞지 않는다고 곧바로 고소부터 하기보다, 사실을 맞춰 보는 과정이 먼저 필요합니다. 회원들이 모을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회비 통장 거래내역 — 총무에게 사본을 요청하거나, 회원 각자가 이체한 기록을 모은 것
- 회칙이나 단체 대화방 공지 — 회비의 용도와 총무의 권한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 그동안 공유된 결산 보고 — 언제 어떤 내용으로 알렸는지
- 행사·경조사 지출 영수증 — 총무가 보관하고 있다면 열람 요청
자료를 모은 뒤에는 정기 모임이나 임원 회의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총무에게 설명을 요청하고, 그 요청과 답변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계산 착오나 영수증 누락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회원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인다면 누가 연락을 맡을지 정하고, 개인적인 비난보다 확인할 항목을 목록으로 전달하는 편이 대화가 끊기지 않습니다.
총무 쪽에서 미리 정리할 것
의심을 받는 총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지출 내역을 처음부터 다시 맞춰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날짜별 지출 목록에 영수증과 당시 공지 내용을 붙이고, 개인 돈과 회비가 섞인 부분은 따로 표시합니다. 자기 돈으로 먼저 냈다가 회비로 메운 항목이 있다면 그 사실을 보여 줄 결제 기록을 찾아 두어야 합니다. 설명되지 않는 지출이 남는다면 그 부분을 숨기기보다 경위를 정리해 밝히는 편이 이후 절차에서도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원들이 결산 보고를 받고도 아무 말이 없었다면 승인한 것으로 보나요?
A. 보고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지출 항목을 실제로 공개해 회원들이 알 수 있었던 경우와 총액만 알린 경우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총무가 쓴 돈을 다시 채워 넣겠다고 하면 고소하지 않아도 되나요?
A. 고소할지는 회원들이 정할 문제입니다. 다만 채워 넣겠다는 약속과 실제 반환은 다르므로, 약속한 금액과 날짜를 서면으로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모임 회비는 총무가 맡아 관리하는 회원들의 돈이므로, 정해진 용도 밖으로 쓰면 횡령죄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회원은 통장 내역과 회칙을, 총무는 지출 목록과 영수증을 먼저 맞춰 보세요. 이어지는 질문은 횡령죄 안내 첫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제356조(업무상 횡령)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